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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26.03.25) [포커스]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증도가자', 15년 진실 공방과 재심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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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6-03-3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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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있지만 가치는 없다?'···속기록에 드러난 '증도가자' 심의 민낯
7년 검증 끝 ‘부결’ 결론···논리적 모순, 객관성 결여 논란
감사원 감사·국정김사 문제 제기, 국가유산청 재심의 기대

증도가자. ⓒ다보성갤러리
증도가자. ⓒ다보성갤러리

현대경제신문 박명섭 기자 |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진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이하 직지)’보다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증도가자(證道歌字)’를 둘러싼 문화재 지정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과거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의 지정 부결 과정에서 심각한 절차적 하자, 데이터 조작, 그리고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다는 감사원 조사 결과와 국정감사 폭로가 이어지며 재심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 위대한 발견과 증도가자의 독보적 가치

지난 2010년 9월1일, 서지학자 남권희 경북대 교수에 의해 고려 시대 금속활자인 ‘증도가자’가 세상에 처음 발표됐다. 이 활자는 보물(제758-1호)로 지정된 불교 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1239년 제작)’를 인쇄할 때 사용된 것이란 주장이었다.

이 금속활자가 증도가자로 공인될 경우, 이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인 직지(1377년)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서 제작된 유물이 된다. 특히, 직지나 서양의 구텐베르크 성경이 인쇄된 ‘책’만 남아있는 것과 달리, 증도가자는 금속활자 ‘실물’ 자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비교할 수 없는 독보적인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현재 이 활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1점, 다보성갤러리에 101점, 북한에 5점이 보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그 가치를 알아본 한 외국인이 소유자에게 세 차례나 찾아와 부르는 대로 값을 쳐줄 테니 판매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소유자는 한참 지난 후 TV 화면에 잡힌 그를 보고 주한독일대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일본 Paleo Labo社, 서울대 기초과학공동기기원 등 국내외 유수 기관에서 4차례에 걸친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과 성분 분석을 진행한 결과, 해당 활자는 13세기(1200년대~1300년대 초)에 제작된 금속활자임이 과학적으로 판명됐다. 

2014년에는 정세균 당시 민주당 대표가 주도해 배정된 2억원의 예산을 통해 경북대 산학협력단이 연구를 진행, 다보성갤러리 소유 101점 중 59점이 ‘증도가’ 인출에 사용된 진품이며 나머지 42점도 고려시대 활자임을 확인했다.

◆ 6년의 지연과 황당한 ‘부결’ 결정

지난 2011년 10월, 당시 문화재청 엄승룡 문화재정책국장이 소유자의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보물 지정 신청을 수차례 권유했고, 이에 따라 공식적인 절차가 시작됐다. 그러나 심의는 기약 없이 미뤄졌고, 신청일로부터 6년을 넘긴 지난 2017년 4월3일,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위원회는 결국 국가문화재 지정을 부결했다.

문화재위원회가 내세운 부결 사유는 △고려시대 금속활자일 가능성은 있으나, ‘증도가’를 인쇄한 활자로 보기 어렵고 △출처 및 소장 경위가 불분명하며 △관련 유물과의 비교 조사가 불가능하다 등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사유들은 곧바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특히 ‘출처와 소장 경위 불분명’ 사유의 경우, 지정 거부를 위해 신청 5년 후인 2016년에 만들어진 시행규칙을 소급 적용한 것이논란이 됐다. 소유자는 ‘일본 교토 다다 → 오사카 구키야 마코도 → 박진규 → 김환재 → 이준영 → 이정애’로 이어지는 입수 경로를 명확히 밝혔고, 문화재청도 이를 확인한 상태였다. 

지난 2016년 동산분과위에 제출된 49건 중 출처 문제로 부결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으며, 오직 증도가자에만 예외적인 잣대가 적용됐다. 전래 유물의 특성상 최초 발굴지가 불분명한 것은 당연함에도 이를 이유로 부결한 것은 무리한 판단이었다는 지적이다.

◆ 마피아 외압과 비과학적 조작의 실체

지난 2017년 문화재청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의 부결 이면에는 학술적 오류뿐만 아니라, 특정 위원과 실무진의 위법적이고 편향적인 행정과 담합, 그리고 ‘문화계 마피아’의 조직적인 방해가 얽혀 있다. 

증도가자 지정조사단 부결논리와 기초학술조사팀 반론.=박명섭 가자
증도가자 지정조사단 부결논리와 기초학술조사팀 반론.=박명섭 가자

장기간 동산분과위원장으로 활동했던 박문열 씨는 2013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장사하는 사람 물건을 보물로 지정해 값이 뛰면 누가 책임지느냐”는 무책임하고 비학자적인 발언을 남긴 바 있다. 그는 현존 세계 최고 금속활자인 ‘직지’ 연구로 학문적 성과를 이룬 인물이다. 

그는 증도가자를 발표한 남권희 교수와 서지학계 쌍벽으로,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인정될 경우 자신의 학문적 가치가 하락할 것을 우려해 지정을 반대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선 것이란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안봉근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과 유착설이 돌기도 했던 인물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고려시대 활자인 증도가자를 무려 500년이나 차이가 나는 조선 후기 ‘임진자’와 단순 비교하는 비과학적 감정을 진행했다. 이들은 활자본과 번각본의 구별조차 무시한 채 억지로 가짜라는 결론을 유도했으며, 번각본 목판의 수축률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조판이 불가능하다고 단정 지었다. 

당시 정제규 전문위원(전 충북 문화재 감정관)은 “남권희 교수 연구팀의 표준 선행연구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했지만 불가능 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남 교수의 표준 선행연구는 ‘직지활자’로 밝혀졌다.   

지난 2017년 4월13일 동산분과위원회 속기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진품일 가능성을 인지하고서도 “출처 때문에 지정하지 않는다면 마음이 편해진다”며 신청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로 모의했다. 동시에 “진품일 가능성이 있다고 써야 (국외로) 나갈 수가 없다”며 지정은 거부하면서도 해외 반출을 막기 위해 의결 문구를 조작하는 모순을 보였다. 그날 회의 결론은 “소장처가 상인(다보성갤러리 김종춘 회장)이어서 안 된다”는 논리가 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국과수 소속 강태이 공업연구사(당시 연구사)는 화학을 전공한 비전문가임에도 무리한 감정과 위법적 여론전을 주도했다. 서체 문외한이었던 그는 2015년 10월 문화재청과 사전 협의 없이 동아일보에 "청주의 고려활자 7점 모두 가짜"라고 제보했다. 그가 가짜의 근거로 내세운 ‘이중구조’는 이후 보존과학의 기본 지식조차 없는 혹세무민으로 판명됐다. 

그러나 황당하게도 그는 이 주장을 한 뒤 2016년 공업연구관으로 승진했고, 제척 대상임에도 문화재청에 의해 당초 계획에 없던 ‘서체비교분석’ 담당으로 지정조사단에 투입돼 부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에도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위변조 분야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직권남용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황권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장 역시 엄정 중립 의무를 저버렸다. 당시 간사를 맡아 회의를 주재한 그는 지정조사단의 과학적 분석 결과를 자의적으로 부정했는데, 일례로 활자의 납 산지가 우리나라와 유사하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음에도 “중국 남부와 겹치니 중국 활자일 수 있다”며 사실을 왜곡했다. 

심지어 회의록의 ‘주조가 불가능한 것으로 사료됨’을 보도자료에서는 ‘주조가 불가능한 것으로확인됨’으로 변조해 배포하는 등 명백한 직권남용과 공문서 위변조 행위를 저질렀다. 또한 규정에 의거 제척 대상인 국과수 강태이 연구사에게 당초 조사단 운영계획에도 없이 서체비교분석을 일임해 문화재위원회 규정(대통령령)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국가 문화재 행정의 최고 책임자였던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외부 압력에 굴복하고 조직에 대한 불신을 스스로 토로하기도 했다. 2016년 소유자와의 통화에서 나 청장은, 이른바 ‘문화계 마피아’ 세력으로부터 “증도가자를 문화재로 지정하면 (청장인 나를) 법정에 세우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또한 “문화재연구소 믿고는 정말 못하겠다”, “어쩌면 의도적으로 막은 걸지도 모르겠네요”라고 발언하며, 국가기관 신뢰성 붕괴와 내부 업무 방해 행태를 청장 스스로 시인했다. 일각에서는 직지의 권위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직지 관련 학자들과 지역 세력이 지정을 고의로 막았다는 의혹도 강하게 제기됐다.

MBC PD수첩, KBS 추적60분 등을 통해 중국 단둥에 가짜 모조품 공장을 세트장처럼 꾸며놓고 취재(촬영)를 유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정찬경이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법원에 제출한 양심선언 공정증서 일부. =박명섭 기자
MBC PD수첩, KBS 추적60분 등을 통해 중국 단둥에 가짜 모조품 공장을 세트장처럼 꾸며놓고 취재(촬영)를 유도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정찬경이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법원에 제출한 양심선언 공정증서 일부. =박명섭 기자

증도가자가 가짜라는 프레임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킨 것은 정찬경의 치밀한 언론 조작극이었다. 2002년 ‘사카모토 도자기 강탈 사건’의 공범이기도 한 그는, 도피 중이던 2010년경 중국으로 찾아온 고미술협회 반대파 세력과 모의했다. 사채 10억원 변제 및 현금 50억원 등 총 60억 원을 받는 조건으로 ‘증도가자 가짜 만들기’ 및 ‘한국고미술협회 와해, 회장 퇴진·구속’에 협조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MBC PD수첩, KBS 추적60분 등을 통해 중국 단둥에 가짜 모조품 공장을 세트장처럼 꾸며놓고 취재(촬영)를 유도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 이후 정찬경은 이 사건애 대해 2015년과 2017년 세 차례에 걸쳐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는 내용이 담긴 양심선언 공정증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공작의 실체를 폭로했다. 정찬경 발 중국 단둥 증도가자 가짜공장설은 2010년 MBC PD수첩 방송 이후 가짜 주장의 근거로 꾸준히 유포되고, 확대 재생산 됐다. 2015년 10월 27일 동아일보 ‘증도가자 가짜...’ 보도의 근거로도 활용됐다. 

이와 함께 '김종춘 전 한국고미술협회 회장이 가짜 도자기를 진품으로 감정토록 하여 협회 업무를 방해했다’는 투서 및 위증 등에 의한 사건은 검찰 수사와 7년 간의 법정 공방 끝에 2017년 12월22일 대법원 및 파기환송심을 통해 최종 무죄 확정판결이 나려졌다.

문화재 지정 부결을 결정한 2017년 4월13일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위원장 신승운) 심의의 객관성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돼 왔다. 당시 총 8명의 심의위원 중 증도가자 지정을 반대하던 황권순 간사(문화재청 과장), 박문열 위원(전 동산분과위원장)을 비롯해 같은 입장이었던 지정조사단 멤버들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심사 대상에 대해 중립을 지켜야 할 위원회가 이미 편향된 시각을 가진 인물들이 상당 수 포함돼 객관성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더해 남권희 교수는 "당시 심의는 비전문가 집단이 주도한 ‘졸속 심사’”라며 “당시 활자의 진위를 결정짓는 핵심 위원회에 정작 금속활자 전문가가 없었다”고 밝혔다. 남 교수는 “당시 심사에 서지학 전문가 자격으로 참여한 위원 2명은 실제 금속활자 관련 논문을 단 한 편도 작성하지 않은 인물들로 대표성이 결여됐다”며 “비전문가들이 전문가를 검증한 꼴”이라고 강조했다. 

고려 시대 금속활자인 ‘증도가자’가 세상에 처음 발표한 남권희 경북대 명예교수. =박명섭 기자
고려 시대 금속활자인 ‘증도가자’가 세상에 처음 발표한 남권희 경북대 명예교수. =박명섭 기자

◆ 감사원 적발···데이터 왜곡과 재심의 권고

소유자는 2017년 문화재 지정 심의 부결 이후 문화재청의 공식 통보가 없자 지난 2023년 10월 30일 문화재 지정 재심의를 요청했다. 당시 소유자 측은 “문화재 지정 신청에 대한 부결 결정은 엄연한 행정처분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이 요청인에게 정식으로 부결 결정을 통보하지 않은 것은 결정적인 법적 하자”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같은 해 11월22일, 무려 6년 만에 공문을 통해 부결 결과를 정식으로 통보하는 촌극을 벌였다. 

통보를 받은 소유자는 11월27일 ‘문화재 지정 재심의 요청 보충 의견’을 추가로 제출하며 2017년 당시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결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조속한 재심의를 촉구했다.하지만 문화재청은 이듬해인 2024년 3월20일 공문을 통해 해당 신청을 최종 반려했다. 문화재청은 반려 사유에 대해 “위원회의 부결 결정은 항고 소송의 대상이 아니므로 6년 뒤에 이를 알려주더라도 문제가 없다”며 “통보가 늦었다는 사실 자체가 재심의 사유가 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기존 문화재위원회의 부결 결정을 재검토할 만한 구체적인 근거 자료도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공교롭게도 당시 문화재청장은 2017년 증도가자의 문화재 지정 심의 당시 부결을 의결했던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의 위원으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이후 침묵 속에 묻힐 뻔했던 진실은 지난해 소장자의 의뢰로 이뤄진 감사원의 조사와 그에 이은 10월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2025년 10월16일 국회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2017년 심의 과정에서 다수의 위법·부당 사항이 발견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심사를 맡아 결과를 왜곡했던 담당 공무원(황권순 당시 과장)은 국가유산청 기획조정관으로 영전해 재직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 조사에 따르면, 가장 핵심이 되는 ‘조판 실험’ 데이터가 철저히 조작됐다. 지정조사 보고서에는 번각본인 ‘속명의록’과 ‘석보상절’이 각각 0.3~0.5cm, 0.8cm 수축됐다고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당시 담당 간사는 “속명의록은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허위 보고를 했고, 석보상절의 0.8cm 수축 사실은 아예 누락했다. 통계청 자문 결과 정상적인 통계 분석을 적용했다면 ‘식자(조판)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와야 했음에도, 이를 ‘불가능하다’로 뒤바꾼 것이다.

담당 간사는 회의록에서 “(부결시키면) 다른 증거를 찾을 여지가 생기지 못한다”며 부결이 문화재청의 수고를 덜어준다는 식의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감사원은 직접적인 지정 결론을 내리는 대신, 이러한 심각한 위법 사항들을 지적하며 소관 기관인 국가유산청에 재심의 여부를 직접 판단하도록 관련 내용을 이첩했다. 이에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역사를 왜곡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자체적으로 면밀히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어부지리 노리는 중국, 자국 역시로 편입 시도···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 =박명섭 기자
김종춘 다보성갤러리 회장. =박명섭 기자

한국이 내부의 기득권 다툼과 마피아 세력의 농단으로 귀중한 문화유산을 폄훼하는 사이, 중국은 이를 자국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치밀한 역사 공정을 펼치고 있다.

문화재청이 보물 지정을 거부한 지 1년 뒤인 2018년 3월8일, 중국인민은행 주관으로 열린 학술 논증회에서 중국 최고 학자들은 증도가자와 동일한 유물 97점을 중국 송·원나라 시대의 주조 활자라고 공식 발표했다. 

남권희 교수 등 국내 학계는 중국의 유물이 개성에서 출토된 활자와 동일한 고려 활자임을 15년간의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반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독자적으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까지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보성갤러리 김종춘 회장은 “우리가 스스로 걷어찬 위대한 문화유산을 중국에 빼앗겨 ‘세계 최초 금속활자 종주국’ 타이틀마저 헌납할까 우려된다”고 개탄했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국정감사와 감사원의 지적을 수용해 올해 초 증도가자 관련 사안에 대한 자체 감사를 진행했으며, 결과에 따라 수 개월 내 재심의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2019년 국정감사 때도 재검토 약속이 유야무야됐던 전례를 들어, 또다시 ‘제 식구 감싸기’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남권희 교수는 “과학적 검증은 이미 끝났고, 추가적인 연구보다는 잘못된 통계와 데이터를 바로잡는 재심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5년 넘게 이어진 증도가자 진실 공방이 이번 감사를 통해 조작의 누명을 벗고, 한국이 세계 인쇄 역사의 종주국으로서 찬란한 지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